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복지 분야에서는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노인복지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대구, 광주, 세종시의 복지 정책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실제 어떤 변화와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대구시: 촘촘한 돌봄 인프라와 찾아가는 서비스
대구시는 ‘살기 좋은 고령친화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노인복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입니다. 대구시는 전 동(洞)에 복지 담당 인력을 배치하여 고령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 건강 상태와 생활 환경을 점검하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해주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위기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시행으로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식사, 말벗, 병원 동행 등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으며, 돌봄 인력과 수혜자 간 신뢰관계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지역 내 ‘노인복지관’을 확대 개편하여 시니어 교양강좌, 건강 프로그램, 평생교육을 운영하며, ‘스마트 복지관’ 개념을 도입해 디지털 소외를 줄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구시는 지역 기반 의료기관과 연계한 ‘시니어 건강관리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정기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노인의 자립을 도우며, 지역사회 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가능하게 합니다.
광주시: 커뮤니티 중심의 통합복지 모델
광주광역시는 ‘건강한 노년, 존엄한 삶’을 비전으로 지역 커뮤니티 기반 복지 모델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 지자체입니다. 특히 ‘커뮤니티 케어 시범사업’을 통해 노인이 살던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동 단위로 ‘통합돌봄창구’를 설치하고, 복지, 의료, 주거, 영양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연계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또 다른 강점은 노인일자리 창출 정책입니다. ‘시니어클럽’을 중심으로 경비, 돌봄, 문화강사, 환경정화 등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고령자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고령자 친화형 공공근로’ 사업을 확대하여 70세 이상 고령자도 참여 가능한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광주시는 ‘디지털 배움터’를 운영하여 스마트폰 사용법, 키오스크 이용, 모바일 뱅킹 교육 등을 노인 맞춤형으로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노인 우울증 예방 프로그램’, ‘인지강화 교육’, ‘노후 재무설계 교육’ 등 노인의 정신건강과 실질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복지관과 연계하여 시행 중입니다.
이처럼 광주시는 단순히 ‘복지’라는 개념을 넘어, 고령자의 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다차원적 접근으로 커뮤니티 기반의 노인 복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세종시: 스마트 기술 기반의 노인친화 정책
세종시는 전국 최초로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지정된 지역답게, IT기술을 활용한 노인복지 정책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세종형 스마트 케어 시스템’은 시니어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IoT 센서를 주거공간에 설치하여, 낙상이나 이상 징후 발생 시 즉시 보호자 및 복지 담당자에게 알림을 전송합니다. 이 시스템은 독거노인 고독사 방지에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헬스존’ 사업을 통해 복지관 내 체성분 측정기, 혈압계, AI 헬스 키오스크 등을 설치하여 노인이 스스로 건강을 점검하고, 결과를 기반으로 운동이나 식이요법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종시는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한 ‘원격진료 시범 서비스’도 운영 중이며, 이는 이동이 불편한 고령자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종시는 ‘시니어 디지털 문해교육’을 정규화하여 시립도서관과 복지시설에서 노인을 위한 스마트기기 사용법, 앱 설치, 영상통화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이수 후에는 디지털 서포터즈단을 운영하여 교육받은 시니어가 또래를 교육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입니다.
한편, 세종시는 주거 환경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고령자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주택 개보수, 안전바 설치, 난방 지원 등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주거복지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종시의 정책은 ‘기술+사람’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노인복지 모델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지자체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대구, 광주, 세종시는 각각의 특성과 자원을 활용해 차별화된 노인복지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촘촘한 돌봄과 찾아가는 서비스를, 광주는 커뮤니티 기반의 통합복지를, 세종은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복지정책을 운영하며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사례들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야 하며, 지역 맞춤형 복지 정책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시민들도 각자의 지역에서 시행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변의 시니어들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