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기억으로 남는 방식으로 스쳐 지나간 시간이 어떻게 장면이 되고, 감정이 되고, 끝내 삶의 질문으로 남아 오래도록 현재를 흔드는지에 대한 아주 길고 깊은 기록여행은 언제나 끝이 정해져 있다. 떠나는 순간 설렘이 시작되지만, 동시에 돌아오는 날도 이미 달력 위에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여행은 늘 짧게 느껴진다. 돌아온 직후에는 모든 것이 또렷하다. 걸었던 거리의 감각, 그날의 공기, 이유 없이 마음이 가벼워졌던 순간까지 아직 몸에 남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기억은 빠르게 변한다. 장면은 희미해지고, 감정은 단순한 평가로 압축된다. “좋았던 여행”이라는 한 문장만 남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수많은 결은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여행은 오래 남는다. 특별히 화려하지 않았고, 일정도..